동부 선수들, 강동희 감독 나타나자…
코트에 나온 강동희 감독 "물의 일으켜 죄송… 검찰에서 모두 밝히겠다"
썰렁한 농구장… 잠실·고양 모두 최소 관중 기록
승부조작 휘말린 동부 20점 차 패
1분여도 되지 않았다.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과 모든 것을 검찰에서 밝히겠다는 아주 짧은 멘트만 한 채 또 다시 라커룸으로 가버렸다. 질문도 받지 않았다.

승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강동희(47) 동부 감독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비췄다. 강 감독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지만 주위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괴롭게만 느껴졌다. 지난 4일 승부 조작 보도가 나온 이후 불과 이틀 사이에 강 감독의 얼굴이 핼쑥해졌다.

강 감독은 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정규리그 오리온스와의 원정 경기에 평소처럼 정장을 차려 입고 코트에 섰다. 그러나 경기 전 라커룸에서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사양했다. 통상 경기 내용과 관련한 주제로 편하게 대화를 나누지만 이날만큼은 나올 얘기가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날 진행된 오후 훈련에도 불참했다. 동부 관계자는 "감독님이 많이 힘들어 한다. 마음 고생이 심한 탓에 한 숨도 못 잤다"고 양해를 구했다. 대신 경기 시작 20분을 앞두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강 감독은 "일단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많은 팬들과 농구인 들에게 죄송하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에서 나온 모든 부분은 검찰에 출두해 정확하게 소명하고 명백히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강 감독은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검찰 출두를 앞둔 상황에서 말을 아끼는 것이 '맞다'는 판단에서다.

강 감독은 본인 때문에 선수단 분위기가 흔들린 것 같아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동부는 한창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할 시기다. 경기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고 있다. 동부 선수들은 묵묵히 훈련에만 집중했다. 단지 자신들의 수장이 승부 조작과 무관하다는 사실만을 믿을 뿐이었다. 고양체육관도 평소와 달리 아주 썰렁했다. 단 1,921명의 관중이 들어차 올 시즌 오리온스 구단 자체 최소 관중을 기록했다. 경기에서는 오리온스가 의욕이 꺾인 동부를 88-68로 제압했다.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KT전 역시 흥행에 참패했다. 잠실 경기는 1,416명의 관중이 찾아 올 시즌 최소 관중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경기에서는 삼성이 연장 접전 끝에 87-77로 KT를 꺾고 공동 6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