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의혹' 강동희 감독 우울한 작전지시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경기 직전에 코트 도착해 전후반 내내 방관

  • (고양=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프로농구 승부조작 의혹의 주인공인 강동희 원주 동부 감독이 코트에 나왔으나 우울한 40분을 보냈다.

강 감독은 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의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팬들과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검은 양복을 입고 녹색 넥타이를 맨 채 차분하게 등장했다.

굳게 다문 입술과 흔들리는 눈빛에는 긴장이 엿보였다.

강 감독은 평소와 달리 선수단과 다른 차량을 타고 경기 시간 20분 전에야 체육관에 도착했다.

경기 두 시간 전에 도착해 전술을 다듬고 훈련을 지도하는 관행과 많이 달랐다.

선수단은 김영만 동부 코치가 인솔하는 구단 버스를 타고 경기 시작 1시간 40분 전에 경기장에 입장했다.

다수 선수는 고개를 숙인 채 침묵했고 담담한 표정을 애써 유지하는 선수도 눈에 띄었다.

동부의 한 관계자는 "감독이 선수단과 함께 버스로 이동할 분위기가 아니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경기 전에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취재진과의 라커룸 간담회를 생략했다.

중계방송에 쓰이는 사전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규정에 따라 경기 후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기자회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KBL은 심적으로 고충을 겪는 강 감독을 배려해달라는 동부의 의견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체육관 경비를 맡은 업체는 잔뜩 긴장했다.

경기 중에 관중이 난입할 수 있다고 보고 감독 근처에 있는 응원석 주변에 따로 경비원을 배치했다.

경비업체 디오씨씨 G&S의 김광구 대표는 "동부를 예우해달라는 오리온스의 부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따로 마련된 기자회견 자리에서 질문을 받지 않고 미리 준비해온 말을 전했다.

그는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언론에 나온 부분은 검찰에 출두해 소명하고 (진실을) 명백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동부 구단은 "감독이 많이 피로한 상태이니 질문은 가급적이면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강 감독은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려고 하자 서둘러 회견장을 떠났다.

그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서서 적극적인 지시를 내리지 못했다.

코트를 향해 한 마디 소리도 지르지 않은 채 가끔 허탈한 표정을 허공을 쳐다보기도 했다.

동부는 사령탑의 승부조작 의혹으로 받은 충격에 흔들린 듯 국내 선수들의 부진 속에 68-88로 패배했다.

강 감독은 적장인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과 가볍게 악수를 나눈 뒤 서둘러 경기장을 떠났다.

추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경기 외적인 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우리 플레이에만 신경썼다"며 말을 아꼈다.

강 감독은 승부조작 브로커에게서 거액의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7일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