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美 골프에 영어는 필수 코스?
LPGA 선수 영어사용 의무화…내년부터 구술시험 통과해야
아시아권 선수에 족쇄 여론도

정동철 기자 ball@hk.co.kr
이제 골프만 잘해서는 안된다. 영어실력이 우선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는 내년부터 모든 선수들에게 영어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투어 2년차 이상은 영어 구술 평가를 받아 통과하지 못하면 2년 동안 투어 대회 참가를 정지시키기로 했다. LPGA 측은 최근 열린 세이프웨이클래식 때 한국 선수들을 모아놓고 이 같은 새로운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왜?

올 시즌 LPGA투어에 등록된 비미국인 선수는 26개국 121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국적의 선수는 무려 45명(37%)이다. 한국 선수가 거둔 통산 우승도 66승이나 된다. 리바 갤로웨이 부회장은 "이번 결정이 특정 선수나 특정 국가 출신들을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과 최근 대만, 일본 선수들도 우승 후보로 부상하면서 아시아권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LPGA투어 사무국이 내세우는 영어필수 조치 배경은 투어 활성화다. 대회 스폰서측의 고객들이 대거 참가하는 프로암대회나 인터뷰 때 영어를 못할 경우 흥미와 재미가 반감된다는 의견이 제기돼왔다.

한국 선수 영향과 반응

그 동안 LPGA에 진출한 한국 여자 선수들이 언어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에서 LPGA의 이번 결정은 한국 골프 선수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언론의 인터뷰에 통역 없이 임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를 구사하는 선수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수는 "매주 대회에 출전하느라 영어 공부할 시간이 별로 없는 것도 현실이다"고 말했다. 영어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언어 문제 자체가 심적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지난 6월 웨그먼스 LPGA에서 우승한 뒤 한국말로 인터뷰했던 지은희는 "내가 한국말로 인터뷰한 직후 나온 조치여서 뜨끔했다. 언젠가는 해야 될 일이지만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미국무대에 진출하는 신지애는 "평소 영어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박세리는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출전 정지보다는 벌금 정도가 옳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투어 활성화 조치라고 하지만 조금은 당황스럽다. 내년부터 어학원 등과 연계해 회원들의 외국어 교육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른 곳은 어떤가?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도 올해부터 퀄리파잉스쿨 룰 테스트에서 통역 없이 일본어와 영어 2개 언어로만 테스트를 받을 수 있도록 강화했다. 지난해까지는 통역을 동반 할 수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10월부터 비유럽 출신 선수 대상으로 취업비자 발급과 경신 때 영어시험을 보기로 했다. 미국남자프로골프(PGA)투어는 아직 언어에 대해 특별한 규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