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출 괴담' 잊을 만하면 극성부리는 까닭
'건대 앞 장기적출 괴담' 사실 확인 결과 '허위글'
'그럴 듯한 이야기'가 SNS와 만나 폭발력 자랑
경찰 "근거 없는 괴담에 현혹되지 말아야" 당부
'장기적출 괴담'이 잊을만하면 다시 극성을 부리는 탓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오전 페이스북에 "건국대 앞에서 술을 먹다가 합석한 여성들에게 속아 장기를 적출 당할 뻔했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모텔로 자리를 옮겨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건장한 남성들에게 장기를 적출 당할 뻔했다는 내용이다. 글을 쓴 이모(22)씨는 자신의 실명을 밝혔을 뿐 아니라 사고가 벌어졌다는 업소 이름 등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 글은 순식간에 6만여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빠르게 퍼졌다.

이씨의 글은 11시간 만에 '거짓말'로 밝혀졌다. 경찰청 온라인소통계의 당직 경관이 해당 글을 보게 됐고, 서울 광진경찰서 및 인근 성동경찰서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확인 결과 이씨가 경찰에서 조사받은 적이 없으며 최근 이 일대에 유사한 사건이 벌어진 적이 없었다는 게 밝혀졌다.

경찰은 경찰청 온라인소통계 페이스북에 "건대 앞 납치 장기밀매 관련 페이스북 글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SNS상 게시글을 '공유'나 '좋아요' 등으로 전파할 때는 신중을 기해주기 바랍니다"는 글을 올렸다.

'장기적출 괴담'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겪은 건 서울뿐만이 아니다.

지난 20일 광주에서는 '여대생이 택시에 탔다가 콩팥을 적출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카카오톡을 통해 전파됐다. 이 글이 인터넷으로 확산되자 경찰이 직접 진위 확인에 나섰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내용 정도면 매우 중대한 사건으로 수사본부를 꾸려 수사를 진행해야 할 사항이다. 사건이 접수된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믿거나 말거나'식 괴담이 기승을 부리는 탓에 SNS가 몸살을 앓고 있다. '친구의 친구 이야기'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그럴 듯한 이야기가 SNS와 결합되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져 폭발력을 자랑하고 있다. 인터넷 괴담의 확산은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더 큰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괴담은 알음알음 전해지기만 할 뿐 경찰에 신고조차 제대로 접수되지 않는 탓에 조사 근거도 확보되지 않는 실정이다.

문제는 근거 없는 괴담으로 인해 시민들이 필요 이상의 '공포'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괴담에 겁을 먹은 승객이 달리던 택시에서 밖으로 뛰어 내리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 5일 오전 12시 5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도로 1차로를 달리던 택시 뒷좌석에서 A(45)씨가 갑자기 뛰어내려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부인으로부터 '장기매매가 유행한다'는 메시지를 받아 순간 겁이나 뛰어 내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은 근거가 없는 괴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악성 유언비어를 유포한 자에 대해 엄정 수사하고 혐의를 입증해 사법처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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