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군견, 생명이냐 도구냐
공군, 수의대에 실습용 기증 위법 논란 확산
공군이 군견들을 동물병원 실습용으로 기증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동물보호법은 사람이나 국가의 위해 사역(使役)한 동물에 대해서는 동물실험을 금하고 있다.

문제가 드러난 것은 최근 한 언론 보도에서 공군 관계자가 "(군견은) 살아선 국가안보와 국익에, 죽어선 의학발전에 기여한다"며 늙은 군견들을 대학 동물병원에 실험용으로 기증한다고 밝히면서부터다. 네티즌들은 "불법적으로 제공한 군견 수를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여 4,000여명이 동참했다. 공군은 8일 "지난해 군견 담당부대에서 40여마리의 노견을 수의과 병원에 수련의들의 실습용으로 기증했다"고 인정했다. 관련법이 2008년 2월부터 시행된 것을 감안하면 공군은 지난 5년 간 200여마리 상당의 군견을 불법 기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공군 교육사령부는 지난해 1월과 5월 서울대, 건국대, 경북대 등 수의과 대학이 있는 전국의 10개 대학에 '군견에 대한 학술 연구 목적의 기증소요를 파악하니 기증견 인수 희망대학은 통보해 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 실험에 대한 법규를 정확히 숙지하고 있어야 할 수의과대학 역시 군견임을 알고도 기증을 받은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군의 군견에 대한 '무개념' 처우를 두고 논란이 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육군 및 해군의 군견을 양성ㆍ보급하는 부대가 훈련 과정 중 탈락한 군견에 대해 안락사 조치를 취한 것이 논란이 돼 중단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지난해 육군의 관련 규정 개정을 승인하고서도 공군 등 그 밖의 관할 부대에 대해서는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는 "동물병원 기증한 것 외에도 지난해 40여마리의 훈련 탈락 군견을 안락사시켰지만 국방부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군 내 군견에 대한 잘못된 처리 관행이 최근까지 계속되는 것은 개들을 생명체가 아닌 도구로만 보는 시각이 아직 팽배해 문제의식을 못 느끼기 때문"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인간을 위해 희생한 군견들에게 남은 여생을 보장하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