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염소가스 누출, 구미 주민들 '뒤숭숭'
화공약품업체 구미케미칼 송풍기 고장으로 가스 역류
직원 11명 호흡곤란 증세 주민 등 170여명 진료받아
주민들 "유독물질 무방비" 방독면 구입 등 불안 확산
경북 구미산단에서 또다시 유독물질 누출사고가 일어났다. 안전 불감증이 또 원인이었다.

구미시 등에 따르면 5일 오전 8시50분쯤 경북 구미시 공단동 구미국가산업단지 1단지의 화공약품 제조업체인 구미케미칼에서 액화염소가스가 누출돼 종업원 11명이 부상했다.

사고는 이 회사 직원 서모(35)씨가 지하 원료탱크에서 1층 작업실로 염소가스를 보내기 위해 이송관 내에 잔류가스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송풍기 고장으로 액체상태의 염소가스 1ℓ 가량이 기화돼 역류하며 외부로 누출됐다.

구미케미칼 관계자는 이날"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한 후 곧바로 밸브를 차단, 추가누출을 막았다"며 "전기적인 문제로 송풍기가 고장 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사고원인을 밝혔다. 액화염소가스가 1ℓ가 기화하면 부피가 400ℓ 가량으로 늘어나는데, 회사 측은 "이 중 50ℓ 가량이 외부로 누출되고, 나머지는 정화시설을 거쳐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황색의 자극적 냄새가 나는 염소가스는 살균제나 표백제의 원료로 쓰이며, 공기 중에 미량이라도 있으면 눈이나 코, 목의 점막을 자극해 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 사고로 서씨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치료 중이며, 인근 공장 직원 10명도 비슷한 증세로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이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서씨 등이 가족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라며 "이 같은 사고 환자가 흔치 않아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15분쯤부터 2시간 30분 동안 구미케미칼 반경 500m 이내 도로의 교통을 통제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사고가 난 지 2시간이 지난 오전 11시를 전후해 공장 내외부 4개소에서 염소농도를 측정했지만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27일에는 구미산업단지 내 화공업체인 휴브글로벌에서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 5명이 숨졌고 지난 2일에는 구미의 반도체 부품공장인 LG실트론에서 불산이 함유된 혼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또 인근 상주에서는 염산누출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유독물질 사고가 잇따르면서 일부 주민들은 개인용 방독면을 구입하는 등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박모(44ㆍ회사원ㆍ구미시 옥계동)씨는 "사고가 날 때마다 난리법석인데, 구미시나 경북도는 사후약방문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불안감에 떠는 주민들을 안전을 위해 "불안감에 떠는 주민들을 위해 구미시와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