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학교폭력] 초등학생간 性폭력도 다반사
바지 벗겨 사진찍고… 나체 사진 보내라 협박…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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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학교폭력이에요?", "이게 왜 폭력이에요?"

교사와 상담사가 학교폭력예방교육, 특별상담교육 과정에서 가해학생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학교폭력 가해 이후에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가해행동이 장난이고, 용납 받는 일이라는 인식을 쌓아온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반 친구를 '꼬붕', '찐따'라고 호칭하며 지속적으로 심부름을 시켜온 서울 모 초등학교 최모(10)군은 지난해 친구가 등교를 거부한 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에 회부됐고, 전문 상담기관에서 특별상담을 받게 됐다. 교육에 참여한 최군은 "별 뜻 없이 재미로 친구를 놀린 것인데 그게 왜 학교 폭력이냐"고 되물었다. 괴롭힘과 놀림이 타인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지 수 차례 상담이 진행 된 후에야 "정말 몰랐다. 진작 알았으면 그렇게까지 오래 괴롭히지도 않고, 내가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말까지 듣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했다.

실제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학교폭력 가해학생에게 '가해 후 발생한 일의 유형'을 묻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41%)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이후 가해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스스로 나쁜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58.2%)', '선생님에게 꾸지람 들어서(7.4%)', '학년이 올라가서(7.3%)'등이 1~3위로 예방교육이나 심리치료를 받은 학생은 2.2%에 불과했다. 또 '가해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와 '정당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는 답이 각각 11.4%, 10.7%나 됐다.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거의 없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데는 각 학교에 구성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의 상당수가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의는 공개하지 않고, 위원도 교장이 임명한 사람들로 구성돼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축소ㆍ은폐할 여지가 상당하다. 실제로 연간 교육과학기술부가 파악하는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2,000여건이지만 경찰청에 접수된 청소년 폭력 사건은 연간 2만5,000여건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한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개정안에 따라 이르면 올해 2학기부터 위원의 절반 이상을 학부모 위원으로 구성할 수 있고 회의록을 열람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