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 혁신" 자랑한 모바일경선 휘청
■ 투신자살 파문
민주통합당의 공천개혁이 암초를 만났다. 새로운 공천 문화 바람을 이끌어온 모바일경선이 과열되면서 투신자살 사건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도부는 서둘러 대국민 사과와 함께 단호한 대응을 약속했지만, 이미 공천혁신 구호는 무색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민주당은 27일 광주광역시에서 전날 발생한 모바일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의 투신자살 사건으로 온종일 어수선했다. 그간 모바일경선을 동원ㆍ조직ㆍ돈선거 등 구태정치를 극복하고 국민이 참여하는 공천개혁의 핵심 방안으로 강조해왔던 터라 이번 사태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한명숙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서 심히 송구하다"고 사과한 뒤 "불법선거가 적발되면 경선 중단과 후보 자격 박탈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지도부는 정장선 당 중앙선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현지에 급파했고, 전국 모든 선거구를 대상으로 사후에라도 불법사항이 발견되면 곧바로 후보 자격을 박탈키로 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 사태로 자칫 모바일경선의 취지까지 흔들릴 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한 대표가 "동원과 조직선거의 폐해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라고 호소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가 모바일경선을 너무 맹신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농촌지역구 의원은 "전당대회 같은 전국 선거가 아닌데다 당내 경선이라 현실적으로 일반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가기 쉽지 않다"면서 "대도시는 모르겠지만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구에선 이전의 조직 동원선거를 모양만 바꿔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후보자들이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걸면서 상당수 지역에서 불법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선거인단 등록자 수는 69만4,000여명에 달하지만, 모바일경선 선거인단 중 주소 불일치 비율이 20%를 넘는 게 단적인 예다. 한 실무당직자는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주소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일부 허수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공천심사위원회가 경쟁이 극심한 호남권 심사를 뒤로 미루면서 과열양상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전남 장성과 광주 북구에서 선거인단 대리등록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도 아무런 조치나 경고가 없다가 결국 투신자살 사건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번 투신자살 사건으로 모바일경선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새로운 정치문화를 위해 명분과 현실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