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테스트 위해 동물 희생되는 것 막아야"
■ 국제 동물보호단체 HSI 세이들 국장
年 1억마리씩 실험대에 유럽 등 속속 금지 움직임
인공 눈 등 대체법 활용을
"아름다움을 위한 화장품 산업 뒤에는 동물실험이라는 추악한 진실이 감춰져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HSI)의 트로이 세이들 독성연구국장의 일성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이 키우는 애완 동물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다고 해도 찬성할 건가"라고 반문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국내 동물보호단체 '카라(KARA)'의 초청으로 지난달 27일 방한한 그는 "화장품 원료가 인체에 무해한지 테스트하기 위한 동물실험은 법적 의무요건이 아닌데다, 인공 피부 등을 활용한 대체시험 방법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문에 질병치료 등 불가피하고 긴박한 목적이 아닌 화장품을 위해 동물들이 무참히 희생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에 의해 희생되는 동물의 수는 1년에 1억 마리 정도. 국내에서만 151만 마리(2011년 기준)에 달한다.

그는 "화장품 동물실험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아예 실험을 금지하는 나라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9년 화장품 원료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지해 온 유럽연합(EU)이 다음달 11일부터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 판매와 광고까지 금지한다는 것이다. 또 이스라엘은 이미 같은 내용의 법안을 시행하고 있고, 인도 등도 동물실험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세이들 국장은 "전 세계적으로 400개 이상의 회사들이 이미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원료로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유럽연합이나 이스라엘처럼 다른 나라도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법안을 도입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동물실험 금지가 일부가 아닌 전 세계로 확대돼야 하는 이유를 묻자 "화장품 회사들이 규제가 없는 다른 나라에 가 동물실험을 하면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방한 기간 화장품 원료 실험에 동물 사용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준비중인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 동물실험 금지의 필요성과 대체실험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물의 복지나 고통 최소화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안전이 우선이 아닐까. 이에 대해 세이들 국장은 "인간은 70㎏짜리 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험 대상의 동물들은 사람과의 연관성이 낮아 동물에게 고통을 주며, 실험 내용이 사람에게 실제 적용되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0개 제품에 대해 동물실험을 하지만, 실제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1개 정도"라며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실험이 동물들에게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안도 제시했다. "대체실험이 필요해요. 토끼의 피부나 눈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대신 인공피부, 인공 눈 등을 사용하면 오히려 사람에게 적용했을 때 더 정확히 부작용 등을 예측할 수 있지요. 비용이 적게 들고 결과도 빨리 나옵니다."

동물실험을 필요로 하는 화장품의 새 원료 개발 역시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하다고 알려진 원료만 1만8,000여개에 달합니다. 소비자들도 동물실험, 동물성 원료사용 여부를 따져 신중하게 화장품을 구입한다면 동물들의 불필요한 희생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