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월 7일] 민생·경제법안 하나도 챙기지 않은 국회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됐어야 할 주요 민생ㆍ공정경제법안이 줄줄이 유보됐다.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한 주택취득세 감면연장 법안은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공공기관 청년고용 의무화나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 관련 법안 등의 처리도 거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국회가 정쟁에 휘말려 경기활성화와 서민생활, 공정경제를 위한 입법 직무를 유기했다는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주택취득세 관련 '지방세 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이미 지난달 20일 여야 합의로 행정안전위를 통과했다. 지난해 말 만료된 부동산취득세 감면을 올 1월 1일부터 소급 적용해 오는 6월 말까지 연장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장이 안건 상정을 회피했다 하고, 민주당은 새누리당 측의 준비가 부족했다며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회는 소급 적용이 확정된 만큼 법안 통과시점이 중요치는 않다는 변명이지만 정책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킨 건 분명하다.

공정경제법안들은 대부분 여야가 손가락 걸고 조속 처리를 약속한 대선 공통공약에 해당된다. 그러나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막기 위한 하도급법 개정안은 새누리당 측의 이견으로 정무위 처리가 무산됐다.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및 부당 내부거래 규제강화 법안이나 프랜차이즈 보호법안 역시 처리가 무산되기는 마찬가지다. 이밖에 영ㆍ유아 보육비의 국고보조율 인상,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정년 60세 관련법안 등은 이번 회기 내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법안처리 지연 배경은 다양하다. 새누리당의 경우 경제민주화 공약이 희석되는 분위기 속에서 말 바꾸기 행태가 속출하고 있다. 보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절충의 여지를 일축하는 민주당에도 원인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 모든 국지적 갈등의 중심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있는 건 분명하다. 새누리당이 3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했지만 여야 협력의 기본틀이 구축되지 않는 한 식물국회 상황도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돌파구 마련을 위한 큰 정치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