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월 7일] 수위 높이는 북한 협박, 대응태세 만전 기하라
북한의 대남 협박이 도를 넘었다. 북한은 그제 밤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성명을 통해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고 판문점대표부 활동도 전면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안보리 제재 움직임과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빌미로 삼아서다. 성명은 우리 군 안팎에서 제기된 선제타격론 등을 겨냥해 "다종화된 우리 식의 정밀 핵 타격 수단으로 맞받아치게 될 것"이라며 "누르면 발사하게 돼 있고, 퍼부으면 불바다로 타 번지게 돼 있다"고 했다. 서울 불바다 위협을 뛰어넘는 협박이다.

이날 성명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지휘한 군부 강경파 김영철 인민군 정찰총국장이 직접 조선중앙TV에 나와 발표했다. 위협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우리 군 당국도 성명을 발표하고, 북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 "도발 원점과 도발 지원세력은 물론 그 지휘세력까지 강력하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라고 경고했다. 경계태세도 격상했다. 이런 식으로 남북이 서로 물러서지 않고 긴장을 고조시키다가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빠져들지 않을까 대단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북한의 협박은 적반하장이다. 유엔안보리의 보다 강화된 대북제재는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3차 핵실험을 강행한 도발에 대한 당연한 귀결이다. 채택이 임박한 안보리 대북 결의안에는 북한의 불법적인 국제 금융거래 차단과 북한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 등이 포함됐다. 북한의 최대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도 찬성했다. 북한은 자숙해야 마땅하다. 연례 방어훈련인 키리졸브 훈련에 대한 과도한 반발도 옳지 않다.

북한이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며 불안을 조정하는 것은 그들의 오랜 주장인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려는 의도가 짙다. 한반도 안정과 궁극적인 평화정착을 위해 정전상태를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은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끊임없는 도발과 위협으로 평화협정 분위기 조성을 가로막아 온 것은 북한 자신이다. 진정으로 평화협정을 원한다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중단하고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정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엄중한 안보상황에 어느 때보다 치밀하고 지혜로운 정부 대응이 필요한 시기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정부조직법개정안을 둘러싼 내부 정치의 덫에 빠져 국가안보실 정상화 등 대응체제를 못 갖추고 있어 국민의 불안과 걱정을 키우고 있다. 비상상황을 맞아 박 대통령은 특단의 결단을 내리고 야당도 초당적으로 보조를 맞추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