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성 보조기구는 불법?… 왜? '딜도'의 당당한 항변
지난 11일 오후, 성인용품업계 대표 6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성(性)보조기구, 엄밀히 말해 자위기구 제작 유통 수출입 업체 사장단이었다. 그들이 모인 것은 현행 형법이 규정한 '음란=불법'의 등식 안에 자위기구를 포괄적ㆍ일반적으로 포함시키는 데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서였다.

"성인용품이면 무조건 관세청에서 통관 보류야. 그거 풀려면 소송해야 하는데 최소 1년은 걸려. 소송 비용도 비용이지만 해외 바이어와 계약한 납기를 어떻게 맞춰? 계약 파기당하고 거래처 잃고 신용 잃고…. 어쩔 수 없이 '기타 생활용품' 등으로 얼렁뚱땅 편법 통관하는 경우도 있지. 그러다 운 없으면 물품 압수당하고, 벌금물고, 또 소송해야 하고…."

하지만 소송에서 지는 예는 드물다고 업주들은 항변했다. '음란성'에 대한 최근 판례와 경험 등을 근거로 허용될 만한 것들만 거래하기 때문이다. 법원의 전향적인 판결이 잇따르면서 국내 성인용품 시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도 점차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고, 그 때문에 신고를 받고 단속을 벌여야 하는 일선 경찰도 혼란을 겪고 있다.

관세청의 완고한 입장과 달리 특허청은 최근 자위기구를 '유희용 놀이기구'로 분류, 특별히 음란하지 않는 한 디자인 등록증을 발급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몇몇 중견 성인용품업체에 수출 신성장산업 활성화 협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모임 참석자들의 요구는 단순했다. "음란 단속도 좋고, 미풍양속 보호도 좋다. 하지만 '무조건 불법'은 곤란하지 않은가. 음란의 기준, 단속의 기준을 제시해달라."세계 성인용품 시장은 매년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그 규모는 지난 해의 경우 약 1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자위기구 규제 논란의 핵심은 경제성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개인의 기본권, 즉 행복추구권(제10조)과 그 전제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 여부일 것이다. 대한민국 성인들은 사실상 불법 매장에서, 밀수품일수도 있는 성인용품을 구매해야 한다. 이 사회의 견고한 위선과 이중성 속에 언제까지 죄의식과 윤리적 위축감을 강요당해야 하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