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쇼핑몰에서 싸게 직접 구매 20, 30대 '스마트 쇼핑족' 는다
워킹맘 이모(35)씨는 최근 외국 브랜드 제품은 해외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하는 게 싸다는 친구 말을 듣고 미국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갔다가 확 짜증이 일었다. 얼마 전 시내 백화점에서 4만1,000원에 산 유아복 브랜드 신상품이 14.99달러에 판매되고 있었던 것. 3만원대에 구입한 아이 실내복 중 세일가로 4, 5달러에 팔리는 것도 있었다. 해외 배송료까지 합해도 두세 배 싼 가격이었다. 이씨는 "소비자를 봉으로 아는 이런 엉터리 같은 유통구조가 어디 있냐"며 "계산기를 두드려 보다가 왠지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에 불쾌해졌다"며 고 말했다.

인터넷과 외국어를 편안하게 사용하는 20, 30대를 중심으로 해외쇼핑몰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하는 '스마트 쇼핑족'들이 늘고 있다. 저렴한 해외 제품에 막대한 차익을 붙여 판매하는 국내 유통구조에 저항하며 스스로 유통망을 만들어가는 이들이다. 이들의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외국 구매제품을 한국으로 보내주는 배송대행업체들도 대거 생겨나 성업 중이다.

하지만 싼 가격에 혹해 장바구니 한가득 제품을 담았다가도 막상 결제 버튼을 누르려면 이것 저것 걸림돌이 많다. 그래서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카페 '똑똑한 해외쇼핑 정보 스마트바겐'(http://cafe.naver.com/smartbargain)을 운영 중인 30대 직장인 임은경씨로부터 해외쇼핑 제대로 하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10여년 전부터 해외쇼핑 전문 블로그를 운영해온 임씨는 영어가 서툰 이들을 위해 해외쇼핑을 무상으로 대행해주고, 화상 환자들을 위한 기부금을 모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100달러 안팎으로 물건 고르기

해외쇼핑이라고 하지만 실은 미국 쇼핑몰 이용이 대부분이다. '쇼핑의 천국'답게 가격이 저렴하고,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브랜드들을 많이 갖추고 있기 때문. 이용객이 많은 만큼 배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배송료도 싸다.

품목은 국내와 해외의 가격 차이가 큰 신발과 의류, 주방용품, 화장품, 영양제 등이 주를 이룬다. 여성구두는 국내 20만~30만원대 제품이 50~60달러, 비타민ㆍ영양제는 국내 판매가의 20~40% 수준이다. 30만~40만원대 선글래스도 4만~5만원이면 살 수 있다. 특히 유기농제품은 국내와 달리 제품 종류가 다양할 뿐 아니라 가격 차이도 훨씬 크다. 그래서 더 좋은 육아제품을 찾아서라면 지구 끝까지라도 달려갈 태세가 돼 있는, 구매력 있는 30대 젊은 엄마들이 해외 쇼핑의 주요 구매층을 이룬다.

국내에서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물지 않고 반입할 수 있는 해외 쇼핑물품은 미국 내 배송비와 세금, 국제운송비를 포함해 총 15만원 이내. 통상 주별로 다르게 붙는 미국 내 세금과 3만원 안팎의 배송료를 감안, 100달러 안팎으로 쇼핑하는 게 안전하다.

관세는 3.6~40%로 품목마다 요율이 다르므로 미리 계산해봐야 한다. 예컨대 180달러짜리 옷을 구입, 20달러의 운송료를 내고 해외배송을 받았다고 해보자. 총 구매금액 200달러에 의류 관세율인 13%를 적용(26달러)하면 226달러, 여기에 10%의 부가가치세를 적용(22.6달러)해 48.6달러를 추가 지불해야 한다. 관세 부과 대상일 때는 구입한 물품이 한국에 도착해 통관될 때 관세사가 연락을 해오며, 관ㆍ부가세를 납부해야만 물건을 인도받을 수 있다. 환율은 관세청이 1주일 단위로 고시하는 환율이 적용된다.

해외쇼핑을 할 때에는 클로즈업된 사진 몇 장만 보고 물건을 골라야 하므로 크기에 대한 감을 제대로 잡는 게 중요하다. 특히 의류의 경우 브랜드마다 실제 사이즈에 차이가 있고, 한국인과 미국인의 체형이 다르므로 꼼꼼하게 리뷰를 살펴봐야 한다. 그릇이나 전자용품, 가전제품도 제품 설명에 표시된 사이즈를 자세히 살펴보고 골라야 물건을 받은 후 당황하지 않는다.

배송대행지 고르기

해외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려면, 그 국가의 주소지가 있어야 한다. 드물게 한국까지 직접 배송해주는 쇼핑몰도 있지만, 운송비가 무척 비싸 해외쇼핑의 메리트가 별로 없다. 이럴 경우 배송대행업체를 이용하면 된다. 이 업체들은 통상 뉴저지와 캘리포니아, 오리건, 델라웨어주 등에 창고를 개설해놓고 이곳의 주소를 쇼핑객에게 제공한다. 미국 쇼핑몰에서 이 창고들로 물품을 배송해주면, 이를 받아 배송료를 받고 다시 한국으로 물건을 보내주는 식으로 운영된다. 미국 쇼핑몰에 주문할 때는 이곳 창고 주소를 적어 넣고, 주문 후에는 배송업체에 한국 주소를 고지한 별도 주문을 넣어야 한다.

미국은 주별로 구입 물품에 따라 세금을 면제해주는 곳이 있으므로 이것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오리건이 모든 물품에 세금 면제인 반면, 뉴저지는 의류나 신발에 대해, 캘리포니아는 아마존이나 이베이, 드럭스토어 구매 물품에 대해 노택스가 적용된다.

공동구매 이용하기

해외쇼핑몰을 드나들다 보면 자잘한 물건에 욕심이 생길 때가 많다. 국내에서 1만 5,000원씩 주고 사 쓰던 로션이 2, 3달러에 팔리는 걸 보면 클릭을 자제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이런 저렴한 물건을 매번 해외배송료 내고 사들일 수도 없는 노릇. 이럴 땐 해외쇼핑 사이트나 카페의 공동구매를 이용하면 좋다. 관세 면제범위인 15만원에 맞춰 배송료는 한번만 내고 물건을 구입, 여러 사람이 나눠 갖는 방식이다. 특히 해외쇼핑몰에는 4개를 사면 3개 가격에 할인해주는 식의 행사가 많아 활용할 만하다.

임씨는 "카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공동구매를 제안하고, 물건을 받아 직접 택배로 보내주기까지 한다"면서 "품앗이처럼 돌아가는 공동구매를 통해 사람들간에 정도 쌓이고 신뢰도 쌓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세일 시즌을 노려라

해외쇼핑에 입문하면 겪기 쉬운 게 바로 '초기 지름신 접신' 증후군이다. 충격적으로 싼 가격에 필요하지도 않은 품목들을 마구 사들이기 십상. 하지만 해외쇼핑몰이라고 늘 가격이 싼 것은 아니다. 배송료와 관세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어지간히 가격경쟁력이 있지 않을 경우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미국의 빅 세일 시즌은 주요 절기들을 끼고 약 1주일 전부터 시작되므로 이때를 예의주시하자. <표 참조>

임씨는 "초기엔 이번 세일을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세일가는 주기적으로 돌아오게 돼 있다"며 "쇼핑 정보에 관심을 갖고 원하는 물건의 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