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샤프 지분 3% 인수… 애플 견제 노리나
애플 전용 LCD공장 운영
삼성에 우선 공급 땐 타격
삼성전자가 최대 라이벌 애플에 LCD를 공급하는 일본 전자업체 샤프의 지분을 인수한다. 삼성전자가 일본 대형 전자업체에 지분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안정적인 LCD 확보와 애플 견제의 이중 포석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6일 일본법인인 삼성전자 재팬(SEJ)을 통해 104억엔(1,200억원)을 투자, 샤프 지분 3%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샤프의 5대 주주, 금융기관을 제외하면 최대 주주가 된다.

샤프는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에 버금가는 일본 굴지의 전자회사로 LCD쪽에 특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2012회계연도에만 4,500억엔 적자가 예상되고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는 등 경영난이 심화돼 국내외 업체에 자본수혈을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투자인 만큼 경영엔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업계는 이번 지분인수가 자본제휴 이상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샤프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쓰일 중소형 LCD는 물론 60~70인치 대형 TV용 LCD 생산체제도 갖추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선 LCD 외에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 및 투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됐다.

아울러 애플 견제도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샤프는 미에현 카메야마시 제1공장을 애플 전용 LCD공장으로 운영해왔지만, 애플이 아이폰5 LCD 주문량을 줄인 탓에 공장 가동률이 현재 50%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번 제휴로 샤프가 스마트폰 및 TV용 LCD를 삼성전자에 우선 공급하게 될 경우, 애플로선 안정적인 부품공급선 하나를 잃을 지도 모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애플은 삼성으로부터 '부품독립'을 추진하고 있어, 이번 제휴가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일본 언론들은 이번 제휴를 두고 "애플 제품정보가 삼성전자로 흘러갈 수 있다" "LCD 패널의 최대 수요처인 애플과 샤프의 관계가 악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지분투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부회장 승진 직후 첫 출장으로 샤프 본사가 있는 오사카를 다녀왔는데, 이 때 샤프 최고위층을 만나 지분투자협상을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