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축운송·도축 때 '동물 복지' 신경써야
고통·스트레스 최소화 등 일단 권고사항으로 시행
가축 운송과 도축 과정에도 동물 복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 최근 공장식 사육 대신 축사 면적을 키워 운동이 가능한 동물 복지농장이 등장하긴 했으나, 출하 후 이뤄지는 운송에서 도축 과정에까지 동물 복지 지침이 마련되기는 처음이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5일 동물보호법에 따라 가축의 운송과 도살 방식에도 동물 복지가 적용되도록 세부 규정을 마련해 고시했다고 밝혔다. 그간 가축의 운송과 도축은 축산물위생관리법의 적용을 받았지만, 이 법은 내장의 처리 등 위생과 관련한 부분을 주로 다루는 것이어서 동물 복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검역검사본부는 가축이 운송 도중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도축장에서도 고통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동물 복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우선 다리를 다쳐 제대로 서기 어려운 등 장애를 입었거나 태어난 지 10일 밖에 안 돼 어미 품이 필요한 동물은 운송을 하지 못하도록 운송 금지 대상 가축을 정했다. 가축 운송용 차량에는 머리를 든 상태의 눈높이보다 더 높게 가림막을 설치하고, 서있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고개를 움직일 수 있도록 머리 위 자유공간을 확보하는 등 시설물 기준도 정했다.

또한 도축장에서 가축이 느낄 공포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살 전 가축의 대기시간이 12시간을 넘지 못하게 하고, 소나 돼지 등 가축 종류별로 가장 효과적인 기절 방법을 제시했다. 가축을 기절 시킨 후 반드시 20초 안에 도살이 이뤄지도록 도살시간 범위도 규정했다. 20초 이후에는 가축이 기절 상태에서 깨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산농가가 이 같은 방안들을 즉각 시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비용이나 시간 부담이 만만치 않아 일단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검역검사본부 관계자는 "앞으로 동물 복지마크를 만들어 출하 제품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들의 호응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토대로 축산농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