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레이저 시대…'세계 최소형 광공진기' 개발
미국 캘리포니아대 노준석 연구원, 메타물질 이용

  • (서울=연합뉴스) 이주연 기자 =
재미 한인과학자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광공진기(光共振器, 빛을 증폭시켜 레이저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개발해 초소형 나노레이저를 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 기계공학과 및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의 노준석 연구원은 메타물질을 이용해 광공진기를 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수준에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기존의 광공진기는 크기가 작아질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마이크로미터 크기가 최소형이었다. 더구나 특정 주파수에서는 정해진 크기만 작동해 활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노 연구원은 굴절률이 공기보다 17.4배 큰 메타물질을 이용해 광공진기를 만들었다. 은과 게르마늄의 다박막층(multilayers)으로 쌍곡선형 메타물질을 제작한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광공진기는 크기를 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여도 성능을 유지하고 작동 주파수에 구속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계의 일반물질은 굴절률(공기=1, 실리콘=3.5)의 한계로 회절한계(빛이 자신의 파장 절반보다 작은 거리는 식별하지 못하는 현상) 미만의 영역에서는 빛을 가둬두는데 한계가 있다.

반면 메타물질을 이용하면 회절한계 아래에서도 빛을 가둬 증폭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메타물질은 나노학·광학·재료공학의 융합기술로,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원자·분자와 다른 물리적 성질을 띠도록 고안된 인공소재다.

일반물질은 빛을 받으면 입사각을 기준으로 양(+)의 방향으로 굴절하는데 메타물질은 정반대로 음(-)의 방향으로 굴절한다. 빛이 자신의 파장보다 더 작은 구조를 하나로 인식해 반사나 양굴절하지 않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노 연구원은 "메타물질을 이용한 광공진기는 나노레이저뿐만 아니라 LED(발광다이오드), 광센서, 광전자통신 등에 응용될 수 있다"며 "추후 고굴절 메타물질을 구현해 대면적 투명망토를 제작하는 연구에도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레이저를 마이크로미터 수준에서 나노미터까지 소형화한 성과를 인정받아 네이처 자매지이자 광학 분야 최고 권위의 저널인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인용지수=29.278)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