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존재감을 과시했다.

블리자드는 15일 자정을 기해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역할분담형게임(RPG) '디아블로3' 서비스를 개시했다. 주술사, 전사, 수도사 등 여러 직업중 하나를 선택해 악마들과 싸우며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디아블로'는 1997년 첫 시리즈가 출시된 이후 세계적으로 2,000만장 이상이 팔린 게임이다. 2001년 '디아블로2'의 확장팩 '파괴의 군주'가 출시된 이후 게이머들은 후속작 출시를 애타게 기다렸다. 발군의 실력으로 전세계 게이머들의 감탄시키는 한국 게이머들도 마찬가지였다. 2008년 게임 제작사인 블리자드가 '디아블로3'를 개발한다고 발표할 때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는 '블리자드3'가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게이머들의 두근거리는 기다림 속에서 '디아블로3' 개발 완료 소식이 들려왔고 드디어 14일 오후 8시부터 '디아블로3' 한정판 4,000개를 판매한다는 발표가 났다. 판매장소는 서울 왕십리 민자역사에 위치한 쇼핑센터 비트플렉스였다. 그러자 왕십리역이 '디아블로3'를 사려고 모인 게이머들로 인해 마비됐다. 애타게 '디아블로3'를 기다려온 게이머들에게 날을 새는 수고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2002 월드컵 이후 이렇게 자발적으로 열린 축제의 장을 보지 못한 듯하다"며 '디아블로3'의 인기를 새삼 확인했다.

그런데 '디아블로3'에 대한 기이할 정도로 열광적인 인기에 못지 않은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인 게이머들이 '디아블로3'의 최종 보스인 디아블로(노멀 난이도)를 6시간도 안 돼 쓰러뜨린 것이다. 15일 오전 6시25분 '디아블로3 인벤(diablo3.inven.co.kr)'에서 '팀 이에이치지(Team EHG)' 소속 게이머인 'Chef장어왕'은 팀 동료들과 함께 디아블로 사냥에 성공했다면서 이를 입증하는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수도사와 악마사냥꾼, 부두술사 등에 둘러 싸여 다이블로가 동강이 난 채 쓰러져 있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디아블로3'가 출시되자 '첫 킬'(처음으로 최종보스를 처치하는 것)의 영광이 어떤 나라의 어떤 팀에게 돌아가냐가 큰 관심거리였다. 전세계 게이머들은 한국인 게이머들이 단 몇 시간 만에 디아블로 사냥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고 있다. 다시 한 번 전세계에 한국인 게이머들의 묵직한 존재감을 알린 것이다.

'Chef장어왕'은 한 게임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버 열린 후 도중에 밥 먹은 시간을 빼면 실제 소요 시간은 5시간 반이 좀 안 되는 것 같다"면서 수도사 1명, 악마사냥꾼 2명, 부두술사 1명으로 팀을 짜서 게임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벨리알이 가장 어려웠고 나머지는 쉬웠다"면서 "우리 팀의 목표는 악몽 난이도까지다. 팀원이 10여명이고 대다수가 직장인이라 서버 내 만레벨 1위를 노리거나 악몽 난이도 첫 킬정도만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한국 게이머들이 '디아블로3'의 최종 보스를 불과 몇 시간 만에 사냥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트위터에 "한민족, 정말 위대한 민족입니다"라는 코멘트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