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공정위 조사 조직적 방해… 최고 과태료 검토"
■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1년
동반 성장·물가 점검… 행정기관으로서 정상적 역할한 것
경제검찰이란 말은 제재기관으로 반쪽만 보고 하는 소리
전자상거래 급성장 면밀히 관찰해 소비자 적극 보호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한 해 언론에 가장 자주 등장한 정부 기관장이었다. 그는 "대기업이 구멍가게 영역까지 위협해서 되겠느냐"며 쉼 없이 대기업을 압박했다. 대형 유통업체 사장들을 불러 모아 중소 납품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 인하를 유도했고, 신라면 <블랙>과 일반 라면의 성분을 비교한 결과를 공개하는 등 서민생필품 가격 안정에도 적극 나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공정위가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감시 등 본연의 역할을 외면하고 동반성장, 물가단속 등 정부 경제정책의 행동대장으로 전락했다는 비아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취임 1년(3일)을 앞둔 구랍 28일 서울 서초동 공정위 집무실에서 만난 김 위원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행정기관으로서 정상적인 역할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프리미엄 상품이 과연 비싼 값을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 것은 국민들의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과도한 판매수수료를 낮춘 것은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를 두고 '경제검찰'이라고 하는 데 대해서도 "공정위 기능의 반쪽만 보고 하는 소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정위를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재기관 정도로만 보는 것은 온전한 시각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경쟁질서 촉진 등 경제검찰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입장이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 경제력이 집중되는 과정에서 경쟁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열심히 들여다 봤다. 일정 규모 이상 거래에 대한 공시를 의무화하고, 경영주의 전횡을 최소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만들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은 "공정위 본연의 역할에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일각의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강제조사권이 없어 조사방해 행위가 빈발하는 현실은 공정위의 숙제로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국적기업 구글의 사례. 지난해 9월 5일 공정위 조사관들이 사무실에 들이닥치자 구글은 컴퓨터의 파일을 삭제했고, 다음 날에는 재택근무 명목으로 직원들을 출근시키지 않는 등 조직적으로 조사를 방해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최고 수준(기업 2억원, 임원ㆍ종업원 5,000만원)의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에 대한 조사는 지난해 애플 불공정 약관 시정에 견줄만한 사건으로 꼽힌다. 공정위는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구글 검색엔진을 우선 탑재하면서 네이버나 다음 등 다른 사업자의 진출을 방해했는지, 그로 인해 소비자들이 구글 검색만 우선 이용하는 효과가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이번 조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국 공정당국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새해 공정위 업무 추진은 소비자 보호에 방점을 뒀다. 김 위원장은 온라인 컨슈머리포트를 통해 국민들이 많이 소비하는 제품의 품질 및 가격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는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준 담합 등의 행위에 대해선 손해배상 소송이 활발해지도록 소비자단체의 소송 참여자 모집비용을 지원하고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미 2010년 연 매출 28조원으로 백화점(24조원)을 넘어선 전자상거래에 주목했다. 매년 20% 이상 성장세를 감안하면 올해 유통업계 1위인 대형마트(34조원)를 추월해 주된 소비경로로 자리잡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소비자들이 인터넷 쇼핑몰, 소셜커머스 등 전자상거래를 신뢰하고 거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면서 "기존 유통구조의 불합리한 측면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