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화엄경 번역은 오류 투성이… 오리지널 화엄경으로 깨달음 지평을"
■ 산스크리트어 원본 한글로 첫 번역 전재성 박사
"대승불교의 꽃인 <화엄경>의 한글 번역본이 한역본에만 의존한 이중 번역이라 잘못된 것이 비일비재합니다. 이로 인해 심각한 교리상의 왜곡이나 명상수행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초기불교 연구 권위자인 전재성(60) 박사가 <화엄경>의 핵심사상이 담긴 산스크리트어 원본 <십지경(十地經)>을 한글로 첫 번역한 <십지경-오리지널 화엄경>(한국빠알리성전협회 발간)를 펴냈다. 전 박사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독일 본대학과 쾰른대학에서 초기 불교 경전이 빠알리 불경을 연구했고, 한국빠알리성전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인도에서 <십지경>이 만들어진 뒤 중앙아시아에서 확대돼 방대한 <화엄경>으로 성립됐다. <십지경>은 <화엄경> 가운데 <입법계품>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산스크리트 원본이 남아 있으며, 불교의 심오한 명상수행의 세계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욕계(欲界ㆍ욕망계) 색계(色界ㆍ미세물질계) 무색계(無色界ㆍ순수 정신계) 등 우주의 삼라만상을 뜻하는 3계는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라는 '삼계유심(三界唯心)'이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이 말에서 우리가 흔히 쓰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파생됐다.

전 박사는 앞서 나온 우리말 <화엄경>에 오류가 많은 까닭은 한역 경전을 모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팔십화엄>을 한글로 첫 번역한 용성 스님은 '사유'를 '깨달음'으로, '숙고'를 '관찰'로 한문번역본에 따라 엉뚱하게 번역했고, 이어 용성 스님의 구한말투 번역을 현대어로 바꾼 운허 스님도 마찬가지로 잘못된 번역을 했지요."

전 박사는 번역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꼬박 1년 간 산스크리트 본문과 티베트어, 한국 번역을 비교해 작업했다. 상세한 주석을 달고 관련 논문도 부록으로 실어 책의 분량이 원고지 5,905장에 달한다.

그의 번역본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 동안 '십지(十地)'로 전해진 한문을 '10단계 깨달음의 지평'이라는 알기 쉬운 우리말로 풀어낸 점이다. 전 박사는 "기존 번역은 환희지(歡喜地), 난승지(難勝地) 등 어려운 한문용어로 인해 그 뜻을 제대로 새길 수 없어 각각 '큰 기쁨의 지평', '드높음의 지평' 등으로 일반인도 알기 쉽게 바꿨다"고 말했다. 혜거 스님(금강선원장ㆍ탄허박물관장)은 "이번 번역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직접 유래한 <화엄경>의 진면모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게 됐다"고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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