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법인카드로 2년간 7억 써"
MBC노조 "특급호텔 등서 수천만원씩" 횡령·배임의혹 제기
사측, 정영하 노조 위원장 등 16명 업무방해 고소
MBC 사측의 업무복귀 명령에도 불구하고 파업 동참자가 오히려 늘고 있는 가운데, MBC 노조가 27일 김재철 MBC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액을 문제 삼아 업무상 횡령ㆍ배임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사측은 정영하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16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MBC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 사장이 2010년 3월 취임 후 2년간 사용한 법인카드 금액이 김 사장 명의 카드 2억원, 비서실 사용 5억원 등 7억여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사용내역을 공개하고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않을 경우 업무상 횡령ㆍ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매출 규모 1조원의 MBC 사장이 1년 간 쓴 법인카드 액수가 예산 25조원의 서울시장의 업무추진비(3억6,00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엄기영 전 사장이 2009년 4월부터 3개월간 본인 명의 카드로 사용한 1,100만원과 비교해도 3배에 가까운 돈을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우리가 입수한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은 충격적"이라며 일부 내역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 사장은 법인카드로 명품 가방 매장과 고급 귀금속 가게, 여성 의류 매장, 백화점 등에서 수천만원을 썼고, 고급 미용실을 비롯해 주말 승용차 주유비도 법인카드로 계산했다. 전국 특급호텔 30여곳에서 188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을 결제하기도 했다. 노조는 "본인 이외에 다른 사람이 법인카드를 썼거나 개인 물품을 사면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은 아닌지, 주말 사용액이 수천만원에 달하는데 실제 업무용인지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MBC 사측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가방 화장품 액세서리 등 물품 구입은 MBC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기자나 작가, 연주자에 대한 답례 선물을 구매하는데 쓰였다"며 사장 법인카드는 업무 관련 용도로만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MBC는 상법상 주식회사로 정보공개 청구 대상이 아닐 뿐 아니라 국회 피감기관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아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밝힐 의무가 없다"며 "영업상의 비밀을 누설한 정보 유출자를 추적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업무상 선물비라고 해도 액수가 너무 크며, 적법한 절차도 없이 사장 마음대로 집행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사장의 통 큰 씀씀이는 이미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방문진 고진 이사는 지난해 MBC의 해외연수 예산 과다 지출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두 달 넘게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MBC는 지난해 12월에만 보직자 연수 명목으로 165명을 해외에 내보냈는데, 노조는 "김 사장 취임 후 생긴 CEO 해외 지정연수 등이 사장에 줄 서는 보직자 챙기기로 악용됐다"고 주장했다. 한 MBC 관계자는 "격려금이나 회식비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한번에 수백만원의 현금을 주는 일도 잦았다"고 말했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이에 대해 "필요에 따라 연수를 보낸 것"이며 "적자회사라면 불가능하겠지만 지난해 흑자가 컸던 만큼 충분히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김 사장은 지난주 27일 오전 9시까지 업무복귀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징계 등 조치를 하겠다고 공표했으나, 이날 오후까지 업무 복귀자는 한 명도 없었고 오히려 영상취재 부문 보직부장 2명과 입사 28년차 카메라 기자 2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해를 품은 달'의 김도훈 PD 등 드라마 PD 50명도 이날 파업 지지 성명을 냈다. 이들은 "드라마 제작진이 파업에 동참할 경우 방송이 완전 중단되는 사태가 초래돼 불가피하게 파업에 참여하지 못할 뿐 파업을 지지한다"면서 "사측이 드라마의 인기를 근거로 노조의 파업 정당성을 공격하는 것은 '꼼수'일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