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이 보도 부문의 인사 쇄신을 요구하며 25일부터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하기로 해 설 연휴 이후 정상적인 뉴스 진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노조도 25~27일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MBC가 총체적 위기를 맞았다.

MBC 기자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8, 19일 이틀간 제작거부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137명 중 115명(84%)의 찬성으로 제작거부를 결의했다고 20일 밝혔다. 반대는 18표에 그쳤고, 4표는 무효 처리됐다. 투표는 취재기자 모임인 기자회 소속 26기(1993년 입사) 이하 차장급 및 평기자 14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투표율은 92%에 달했다.

비대위는 이날 "제작거부가 기자들이 일제히 마이크를 내려놓는 최후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84%의 찬성률은 비대위도 예상하지 못한 높은 수치"라며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훼손된 MBC 뉴스의 공정성 회복과 보도 부문의 전면적인 인사 쇄신에 기자들이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MBC 기자회는 앞서 "자사 뉴스가 국무위원 인사검증, 내곡동 대통령 사저 관련 의혹, 미국 법원의 BBK 판결 등 정권이 불편해 할 사안들에서 편파ㆍ왜곡 보도가 잇따라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뉴스부문 책임자인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투표 결과(86.4% 불신임)를 토대로 쇄신 인사를 요구했으나, 사측이 이를 해사행위로 규정하고 기자회장 징계에 나서자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투쟁 수위를 높여왔다.

기자들은 설 연휴 다음날인 25일 오전 6시부터 취재와 리포트를 포함한 전면적인 제작거부에 돌입한다. 비대위는 이날 오전 8시 여의도 본사 1층 로비와 보도국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는 것을 시작으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즉각 사퇴 ▦공정보도 실현과 보도국 보직부장 쇄신 인사 ▦박성호 기자회장 등에 대한 징계 방침 철회 등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제작거부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MBC는 제작거부에 참여하지 않는 데스크급과 기자들로 뉴스를 제작할 예정이지만, 앵커와 취재기자들 대부분이 제작거부에 동참해 뉴스 시간 축소 등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메라기자 모임인 영상기자회도 같은 기간 찬반투표를 실시해 45명 중 30명(67%)의 찬성으로 제작거부를 결의했고, 25일 긴급회의를 열어 제작거부 돌입시점을 결정키로 했다.

노조도 25~27일 사흘간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조합원 과반수가 투표에 참가해 투표 인원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파업이 가결된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27일 오후 7시께 투표 결과를 공표한 뒤 파업이 가결되면 곧바로 파업 돌입 시기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30일쯤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조가 앞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조합원의 87.7%가 김 사장 퇴진 투쟁에 찬성한 점 등으로 미뤄 파업 결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조합원들은 김 사장 반대 이유로 ▦정권 눈치보기에 따른 공정성 훼손(98.5%) ▦즉흥적 발상에 의존하는 일방통행식 경영(97.4%) ▦능력과 관계없는 무원칙 인사와 편가르기(97%) 등을 들었다.

노조의 전면 파업이 예상되면서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조합의 인내가 한계에 이르렀다"며 "김 사장의 퇴진만이 공영방송 MBC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단호히 선언한다"고 밝혔다.